미디어센터

기본 게시판 내용보기
2015년11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12-28 / 조회수 : 832

불자님들 안녕하세요.

 

어느덧 11월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경제가 어느때 보다도 어렵다고 하는데 많이 힘드시지요.

3학년이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고요. 장사하시는 분들은 매상 때문에 신경 쓰시느라고 스트레스가 많으실 터이고, 직장 다니시는 분들은 명퇴 당할까봐 가슴졸이며 살아가고 있으신 건 아닌지......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월동준비 걱정으로 힘겨워 하고 있진 않은지..... 혹여 취업자리 못 구해서 아르바이트라도 얻어 볼까 가슴조이고 있진 않으신지.....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암담하고 힘들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나만이 겪는 일이 아닌걸요. 이럴 때 일수록 잠시 마음을 돌려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을 권해드립니다. 한번쯤은 마음을 여유라고 하는 정류장에 내려놓는 것도 좋겠지요. 때론 하늘을 바라보고 크게 심호흡을 하며 가슴가득 하늘마음을 담아보거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모든 것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음을 자각해 봅니다. 그리고 기도할 일입니다. 모든 것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이지요. , 힘겨운 마음도 부처님전에 공양올리고 슬픔도 근심도 짜증과 화남도 전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겁니다.

 

저의 이 마음을 부처님전에 공양 올리오니 자비로써 받아주소서...” 하고 공양 올리십시오. 부처님께서는 향이나 초, , 돈 등등 이런 것만 공양 받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도 기꺼이 공양 받습니다. 그러니 무엇이든 공양을 올리세요.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 그 화난마음을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다시 화를 생각하며 올렸던 공양을 내려오지 마십시오. 그냥 부처님께 공양드리면 화를 낼 이유가 없지요. 슬픔도 그렇게 합니다. 두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든 공양올리고 끝내셔요.

 

떨어지는 낙엽은 땅으로 돌아가서 자연이 되고 결국은 그 나무의 성장을 도와주는 자양분이 됩니다. 나뭇잎은 대지에게는 소중한 공양물이 되는 것이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싹이 터서 성장하여 큰 나무가 되고 수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 대지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여래(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이야 어떠하겠느냐?”라고요.

 

힘든 일 상황 사건 그로부터 싹트는 고통스러움이나 슬픔이나 원망 짜증 이모든 것을 나무가 낙엽을 떨구어 자연으로 돌려주어 대지의 자양분이 되도록 하듯이 모든 것을 부처님께 공양올려 봅시다. 그 공양들은 내 삶의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이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환지본처(還至本處 - 근원으로 돌아감)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나무는 봄에 싹틔우고 여름에는 무성하여 가을에는 단풍들고 낙엽되어서 겨울엔 앙상한 가지만 남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나이테를 늘려가며 성장하듯이 우리 삶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들을 내 것으로 움켜쥐고 있지 말고 그때, 그때 공양을 올려 환지본처(還至本處) 하신다면 우리의 삶의 나이테도 원숙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이런저런 근심 걱정일랑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가을 나들이를 떠나 보실 것을 권합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아름다운 것이 많습니다. 행복은 노력해서 획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순간에 삶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듯 발견해 나가는 것이지요.

부디 나의 수많은 감정들을 부처님전에 공양올리오니 행복으로 되돌아오기를...

 

 

 

가을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 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 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 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초선당에서 적경 두손모음

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다음글 : 2015년 12월의 편지
이전글 : 2015년 10월의 편지